"카드뉴스 만드는 녀자! 카드뉴스 어떻게 만들어요?" 이게 요즘 제가 제일 많이 듣는 말입니다. 많은 사내 강연에 불려가는 큰 이유이기도 하지요. 저는 그 질문에 "카드뉴스는요.." 가 아니고 "콘텐츠 마케팅은요.." 로 대답합니다. 카드뉴스를 만들기만 한다고 고객이 우리의 브랜드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전략을 수립하고,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고, 데이터를 분석해서 다음 콘텐츠를 기획하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목표

과거의 마케팅에서는 제품에 관심도 없는 소비자에게 광고를 보여주며 구매를 강요하는 형태였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점차 광고 같은 광고를 보고 싶어 하지 않게 되었지요. 배너 광고의 클릭률은 평균 0.1%로 떨어졌고, 유튜브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 영상 플레이 전 나오는 광고 역시 ‘Skip’ 버튼만을 바라보고 있을 정도입니다.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돈을 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skip버튼을 바로 누를 수도 없다
< skip버튼을 바로 누를 수도 없다 >

그래서 우리는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먼저 제공하고, 그들이 브랜드를 신뢰해 자연스럽게 충성심이 높아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소비자를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부족의 부족원으로, 다시 말해 브랜드의 팬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샤오미가 그랬던 것 처럼요.

문제는 이렇게 신뢰를 쌓는 과정은 인내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마케팅 담당자와 상사 간 마찰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상사는 당장 랜딩 페이지로의 전환이 높아지길, 그리고 장바구니에 상품이 많이 담기길 원합니다. 물론, 상사가 바라는 바를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실제 상품 판매에도 큰 도움을 주니까요. 하지만 판매가 결코 콘텐츠 마케팅의 ‘유일한’ 최종 결과물인 것은 아닙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분명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지 않은 잠재적 타깃에게도 지속적으로 가치를 전달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톤

페이스북의 초기 부흥기 때 상사들이 가장 많이 원했던 것이 ‘고양시의 고양이’나 ‘한국민속촌의 아씨’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페이지들이 대표 캐릭터를 만들어 내었지요. 그리고 많은 캐릭터들이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먼저 해야할 것은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페르소나’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페르소나에 맞는 일관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하지요.

대표님, 아씨컨셉을 원하시거든 민속촌을 사옵소서
< 대표님, 아씨컨셉을 원하시거든 민속촌을 사옵소서 >

제가 ‘카드뉴스 만드는 녀자’를 통해 전달하려고 했던 페르소나는 ‘친절한 전문가’였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깊이 있고, 전문적인 톤을 유지하되 항상 친절하려고 노력했지요. 그렇다고 꼭 친절해야만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리뷰왕 김리뷰’의 경우 ‘츤데레 + 솔직함’를 페르소나로 가지고 있습니다. 광고비를 받으면 좋은 이야기만 할 법도 한데 솔직하게 까는(?)리뷰를 하질 않나, 막말을 하는 것 같아도 때론 따듯하기도 하지요. 이런 페르소나는 운영자 자신의 모습과 너무 동떨어지면 안됩니다. 너무 다른 모습으로 운영을 하다보면 한계를 느끼게 되는 지점이 생기거든요.

이쯤되면 폭력아니냥..
< 이쯤되면 폭력아니냥.. >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의 페르소나는 유쾌할 수도 진지할 수도,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해 부정적일 수도 긍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페이지 운영자의 페르소나에 따라서 페이지 운영의 결이 달라지고 타깃들의 반응이 천차만별이 됩니다. 우리가 학교에서는 학생이고, 집에서는 불효자식인 것 처럼 페이지 운영자의 페르소나에 따라 같은 사람인데도 반응을 다르게 보입니다. '카드뉴스 만드는 녀자'에서는 "좋은 정보 감사해요"라고 댓글을 다는 분이 '리뷰왕 김리뷰'에서는 "리뷰이놈 약빨았넼ㅋㅋㅋ" 이렇게 댓글을 달 수도 있죠.

이렇게 페이지 운영자와 팬들간의 관계 설정은 운영자가 페이지를 어떻게 꾸려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이는 비단 ‘카드뉴스 만드는 녀자’처럼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페이지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달의 민족’ ‘넥슨’ ‘삼립호빵’ 등 페이지 운영자가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페르소나에 따라서 페이지의 주된 분위기를 충분히 다르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정성이 너무나 과분한 드립 콘텐츠들을 볼 수 있다
< 정성이 너무나 과분한 드립 콘텐츠들을 볼 수 있다 >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마케터들은 자연스럽게 우리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고 여론을 형성시켜서 “제발 우리에게 팔아요”라는 말을 들어내야만 합니다. 신뢰가 쌓인 관계가 되면 여러분의 제품 노출은 ‘광고’가 아니라 하나의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제품 노출을 빠르게 정보인 것처럼 포장할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오늘의 꿀팁’과 같은 페이지에 제품 정보를 꿀정보인 것 처럼 가공해서 노출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는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페이지든 블로그든 개설 초반에는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제품 노출을 자제해도 좋습니다. 이런 편이 더욱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삼립호빵과 포스트잇처럼 드립력이 충만한 운영자 제외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제품이 노출될 상황이 분명 올 것입니다. 잊지 마세요. 콘텐츠 마케팅에서 잊지말아야 할 목표는 소비자와의 교감 구축입니다. 자, 그럼 잠시 스크롤을 멈추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페이지 운영자님들, 여러분의 페르소나는 무엇인가요?

타깃 및 채널선정

그럼 우리는 이 교감을 누구와 나눌 수 있을까요?

우선 브랜드의 콘텐츠를 접하게 될 타깃이 누구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브랜드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를 사용하게 될 타깃의 페르소나를 상상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학생, 주부와 같이 추상적인 타깃이 아닌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구체적인 인물을 상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대학생이라도 대학생 1학년이냐, 4학년이냐, 혹은 휴학생이냐에 따라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발상! 이런 기획! 머시쨔낭
< 이런 발상! 이런 기획! 머시쨔낭 >

타깃의 페르소나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나이, 성별, 교육 수준, 소득, 혼인 여부, 거주 지역과 같은 정량적인 요소와 습관, 고민, 성격, 정치성향, 감수성 수준과 같은 정성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 요소들을 결합하여 인물상을 그려보세요. 타깃의 나이는 몇 살인지, 교육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습관은 무엇인지 감수성 수준은 어떤지. 그 모든 고민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하는데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콘텐츠에 적용하는 방법은 차차 써볼께요

타깃을 상상했다면, 이 타깃들을 모을 채널을 결정하셔야 합니다.

마케터가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은 무척 많습니다. 페이스북, 네이버의 카페, 블로그, 포스트, 밴드, 폴라, 카카오의 다음블로그, 티스토리, 브런치, 카페, 플레인,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유튜브, 빙글, 트위터.. 이 모든 채널에서 타깃들과 교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마케터의 시간은 제약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력 채널을 정하셔야 합니다.

이거 다하면 우리..집은 언제가나요..
< 이거 다하면 우리..집은 언제가나요.. >

저는 이 중에서 페이스북을 추천드립니다. 페이스북은 한국에서만 1,5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채널입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체류하고 있는 채널이기도 하지요. 예전에는 친구의 소식을 듣다가 정보 콘텐츠를 보는 형태였다면, 요즘에는 정보콘텐츠를 보다가 친구의 소식을 가끔 보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케터에게 가장 필요한 세밀한 타깃 선정에 좋습니다. 페이스북에서는 사용자의 수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토대로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질 좋은 콘텐츠만 만든다면, 적합한 타겟에게 도달하게 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다양한 장치를 해두고 있지요.

페이스북. 그 중에서도 페이지.

페이스북에는 크게 3가지의 활용 채널이 있습니다. 첫째로 가입하면 갖게 되는 ‘개인계정’이 있지요. 둘째로 브랜드나 원하는 주제에 맞춰서 개설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습니다. 셋째로는 카페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그룹’이 있지요. 이 세 채널은 모두 한 타임라인에 게시되기 때문에 유기적으로 활용하면 분명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김지현’이라는 개인계정과, ‘카드뉴스 만드는 녀자’라는 페이지, 그리고 ‘카드뉴스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인계정과 페이지를 통해서는 제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정보를, 그룹을 통해서는 서로 정보를 교류하도록 하여 ‘카드뉴스’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취시키고 카드뉴스를 제작하는 분들이 더 많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행페이지로 국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여행에 미치다’라는 페이지의 경우 ‘여행에 미치다’라는 그룹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룹에는 구성원들이 여행에 대한 정보나 후기를 올리고 있는데요. 그 중 괜찮은 콘텐츠들은 다시 여행에 미치다 페이지에 올리는 방식으로 참여율과 효과를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페이지 운영자의 콘텐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여행 후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
< 페이지 운영자의 콘텐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여행 후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 >

개인계정과 페이지, 그룹은 모두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야기가 길어지니 따로 포스팅해볼게요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우리 브랜드, 제품을 위한 콘텐츠 마케팅을 위해서는 페이지를 운영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일관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페이지를 통해 통일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인계정과 그룹에는 없는 페이지만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도구들도 준비되어 있구요.

콘텐츠 마케팅 도구 ‘카드뉴스’

이제 카드뉴스 이야기를 할 수 있겠네요. 카드뉴스는 위와 같은 콘텐츠 마케팅을 하는데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입니다. 타겟들이 원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데 효과적인 콘텐츠 형태이지요. 짧은 글과 이미지를 결합하여 빠르고 쉽게 정보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바일 친화적인 콘텐츠 포멧입니다.

이미 잘 알고계시겠지만.!
< 이미 잘 알고계시겠지만.! >

실제로 카드뉴스로 만든 콘텐츠들이 얼마나 도달이 잘 일어나고, 참여(좋아요, 댓글, 공유)를 많이 일어나게 하는지 여러 실험에서 입증된 바 있습니다. 소셜 마케팅 테크 펌인 Kinetic Social는 카드뉴스 광고를 통한 웹사이트 트래픽이 기존 광고 대비 10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지요. 또한 카드뉴스는 공유가 쉽기 때문에 2차적인 바이럴 효과도 가지고 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당장 카드뉴스 한 개를 만든다고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콘텐츠 마케팅의 관점에서 충분한 전략을 고민하신 후에 진행하신다면 분명 놀라운 효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더욱 효과적인 카드뉴스를 제작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